2004.04.17.토 ..[33일째] 할머니네 첫나들이

 

 

 

       - 서진씨 데리고 시댁 가기로 한날..아침부터 넘 분주하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는데 점심때나 되서야 집을 나선다

         아기 하나 데리고 가는데 챙길 짐도 할 일도 너무나 많다..헥헥..

         

      - 울 서진씨 산본 할머니네서 너무 천사같이 순둥이같이 잠만잔다

         울지도 않고 너무 잘잔다

         그래서 시댁 식구들은 모두 울 딸래미의 숨겨진 땡깡을 아무도 안믿는다

         졸지에 엄마야 아빠야만 거짓말쟁이가 됐당..^^

       

      - 집에서 땡깡피고 우는거에 비하면 오늘 시댁에서의 서진씨는 운 것도 아니였지만

         울 때마다 울 시어무늬 말씀하시길..

         배고파서 그런다고..젖 모자라서 그런다고..

         그럴 때마다 난 괜히 주눅이 든다..

       

         젖 물리는데 들어와서 보시고는

         "가슴이 딱 달라붙어서..쯧쯧..가슴이 커야지..가슴도 작아서는.."

         하신다

         

         좀 있다 다시 들어오셔서는

         아까보다 쫌 강하게 다시 한말씀 하신다

         "젖탱이도 작아가지고..그 안에 모가 들었겠냐..그러니까 애가 저렇지.."

         허걱-

         젖.탱.이.

         . . .

         머릿속이 멍해진다 ㅎㅎ

       

         모유먹인다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흑..

         사실 모유먹일 여러조건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분유 안먹이고 모유를 먹이는 며느리를 대견스러워 하실줄 알았다

       

         식구들 앞에서도 자꾸 내 가슴이 작아서 젖이 모자란다고 말씀하신다

         아버님이랑 도련님도 있는데.. 민망해서 고개를 못들겠다

         실리콘을 넣을 수도 없는 일이고..^^

         

         기저귀양은 정상이지만 그래..젖이 모자랄지도 모른다

         항상 그 강박관념 때문에 나도 스트레스 받는건 사실이다

         그래서 항상 마실거리를 입에 달고 살고

         젖 도는 음식이라면 비위 상하는 음식도 마다하지 않고

         투정 한마디 없이 먹고 있는게 아닌가

         손주 배고플까봐 걱정하시는 어머님 마음도 이해하지만

         엄마인 내 맘보다 더 하실까...

            

         모유가 좋다는 걸 다 알고는 있지만 힘들어서 젖이 모자라는 것 같아서..등등의 이유로

         포기하는 친구들이 요즘 다반사다..

         정말이지 산후에 회복이 덜 된 몸으로 시작하는 모유수유는

         대신해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 감수해 내야 하는 일.. 너무나 힘겹다

         먹지 말아야할 음식도 많고 행동에 제약도 많다

         허리 다리 아푼건 둘째 치고라도 아기가 빠는 힘이 장난이 아니라서

         헐고 피멍든게 며칠인지 모를 정도다

         한달 겨우 지났지만 정말 그 한달 다시 하라고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정도인데..

         

         분유를 먹이라고 자꾸 그러신다..분유가 모유보다 좋을순 없음에도..

       

         '모유의 대체식품인 분유를 생산해내는 젖소는 성장과정에서 빠른 시간에 성인소를 양산해 내기 위한

         성장촉진 호르몬제를 다량 맞게 되는데, 그로 인해 옛날 소에 비해 2~3배 빨리 성장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잔병치레가 많아져 또 그만큼의 항생제를 투약 받으며 자라게 된다'

         

         이런 소에서 짠 젖을 왜 자꾸 먹이라구 그러시는지..어쩔 수 없는 상황도 아닌데..

         모유는 '엄마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이래요..

         길어야 1년..서진이한테 최고의 선물을 주는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